'새벽배송' 멈춘 팀프레시, 투자자·고객사 '발 동동'… 유통업계 '혼돈'

유동성 위기로 서비스 돌연 중단… GS리테일 투자 '불안', 고객사 대안 찾기 '분주'

 
새벽배송 전문 물류업체인 ‘팀프레시’가 갑작스러운 유동성 위기로 새벽배송 서비스를 전면 중단하면서 유통업계 전반에 걸쳐 혼란이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팀프레시에 투자했던 기업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으며, 팀프레시의 물류 서비스에 의존해왔던 수많은 고객사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채 새로운 물류 업체를 찾아 나서는 등 비상이 걸렸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팀프레시는 이달부터 새벽배송 대행 서비스를 잠정적으로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최근 1년간의 투자 유치 실패에 따른 심각한 유동성 부족 때문이다. 팀프레시는 기존 주요 주주들 간의 복잡한 이해관계와 신규 투자자들과의 기업 가치에 대한 의견 차이 등으로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팀프레시 측은 향후 투자 유치가 이루어지면 새벽배송 서비스를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유통 및 물류 업계에서는 서비스 재개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미 팀프레시는 지난해 말부터 택배 기사 임금 체불, 물류센터 임대료 미납 등 심각한 경영난을 겪어왔으며, 올해 2월 말부터는 순차적으로 새벽배송 대행 서비스 규모를 축소해왔다.
 
한 물류업계 관계자는 “2월 말부터 팀프레시가 새벽배송 대행 서비스 운영 불가 방침을 통보하면서 위탁사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투자 중단으로 인해 팀프레시의 경영 상황은 더욱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를 표했다.
 
팀프레시에 투자했던 기업들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21년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해 팀프레시의 브릿지 라운드 펀딩에 20억 원을 투자한 GS리테일은 팀프레시의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다만 팀프레시의 지분 17.79%를 보유한 최대 주주가 KT인 점을 감안, GS리테일은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한편, 팀프레시에 물류를 위탁했던 6000여 곳에 달하는 고객사들은 갑작스러운 서비스 중단에 대안 마련에 분주하다. 대표적인 고객사인 NS홈쇼핑은 현재 새벽배송 서비스를 중단하고 일반 배송 상품만 판매하는 동시에 새로운 새벽배송 대행 업체를 물색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 역시 온라인몰 ‘그리팅몰’의 케어푸드 상품을 일반 택배로만 배송하고 있으며, 관계자는 “새벽배송 대행 업체를 찾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곳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팀프레시와 협력하여 냉동 등 저온 물류 상품의 익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했던 G마켓은 이번 사태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G마켓의 저온 물류를 CJ대한통운이 담당하게 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G마켓은 지난해 3월부터 경기도 이천에 구축한 ‘스마일배송 저온센터’를 활용, 팀프레시를 통해 오픈마켓 판매자들의 냉장·냉동 제품을 익일 배송해왔다.
 
이에 대해 팀프레시 관계자는 “택배 기사 임금 미지급 문제는 작년이 아닌 올해 발생한 것으로, 최근 배송 기사들과 간담회를 통해 미지급금 상환 계획과 서비스 재개 계획을 설명했다”며 “투자금 납입도 곧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어 일시 중단된 새벽배송 서비스 재개 계획을 구체화하는 중”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서비스 중단으로 인해 이미 투자자들과 고객사들의 신뢰가 크게 실추된 만큼, 팀프레시가 경영난을 극복하고 새벽배송 서비스를 정상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통업계는 이번 팀프레시 사태가 새벽배송 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