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글로벌로지스, 2000억 IPO로 ‘스마트 물류’ 승부수…택배 시장 ‘주 7일 배송’ 경쟁 심화 전망

 

한대협타임즈 배상미 기자 기자 | 롯데글로벌로지스가 기업공개(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첨단 물류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며, 국내 택배 시장의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특히 주 7일 배송 서비스 확산 추세 속에서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공격적인 투자는 시장 판도를 뒤흔들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대 2017억 확보, 자동화·IT 고도화 집중 투자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21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대 2017억 원의 공모 자금을 자동화 물류 설비와 정보기술(IT) 체계 고도화 등 첨단 인프라 구축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강병구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는 “스마트 물류 체계를 구축하여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고객이 원한다면 주말까지도 배송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이미 지난달 24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에 돌입했으며, 상장 후 예상되는 시가총액은 최대 5622억 원에 달한다. 이번 IPO를 통해 확보되는 대규모 자금은 롯데글로벌로지스가 택배 시장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룹 계열사 협력 강화, 특수 물류·AI 플랫폼까지 영역 확대

 

이날 간담회에서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그룹 계열사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도 제시했다. 롯데정밀화학의 암모니아 유통 사업, 롯데케미칼의 2차전지 사업 등 그룹 내 주요 사업의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맞춤형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롯데쇼핑의 인공지능(AI) 플랫폼 ‘오카도’의 물류 파트너로 참여하여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계획이다. 강병구 대표는 “롯데그룹 내 유일한 물류 자회사로서 유통, 화학, 소재 등 각 계열사와의 전방위적인 협력을 강화하여 글로벌 물류 회사로 도약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쿠팡發 ‘주 7일 배송’ 확산…택배 시장 경쟁 ‘점입가경’

 

국내 택배 시장은 이커머스 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빠르고 편리한 배송’을 위한 서비스 경쟁이 격화되는 추세다. 지난해 물동량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쿠팡(37.6%)의 ‘로켓배송’은 이미 업계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맞서 CJ대한통운(27.6%)은 지난 1월부터 ‘로켓배송’에 대응하기 위해 주 7일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21일에는 풀필먼트(통합 물류 체계) 서비스 브랜드 ‘더 풀필’을 새롭게 선보이며 서비스 역량 강화에 나섰다. 택배 시장 3위 자리를 놓고 롯데글로벌로지스와 경쟁하고 있는 한진(9.7%) 역시 오는 27일부터 수도권과 지방 주요 도시에서 주 7일 배송 서비스를 도입하며 경쟁에 불을 붙였다.

 

글로벌 물류 집중하는 한진, 롯데는 ‘규모의 경제’로 맞대응

 

택배 시장 3위 경쟁자인 한진은 국내 배송 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항공 및 해상 운임 상승에 힘입어 글로벌 물류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지난해 매출 3조 142억 원을 기록, 전년 대비 7.4% 성장했다.

 

한진은 국제 물류 사업 확대를 위해 2027년까지 1340억 원을 투자하여 글로벌 거점을 현재 22개국 42개에서 28개국 50개로 늘릴 계획이다. 반면, 지난해 3조 5733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해외 11개국에 글로벌 거점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번 IPO를 통한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공학과 명예교수는 “물류 산업은 규모의 경제 효과가 강해 소규모 사업자가 생존하기 어려운 시장이지만, 한국은 대기업들이 계열 물류 회사에 투자를 지원하면서 치열한 시장 경쟁이 이어지는 특수한 형태”라고 분석했다. 그는 “경쟁을 통해 서비스 품질이 향상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반면, 장기적으로는 중복 투자로 인한 비용 증가가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우려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이번 IPO와 공격적인 투자가 국내 택배 시장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