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7 (목)

  • 흐림동두천 4.6℃
  • 구름많음강릉 12.9℃
  • 서울 6.7℃
  • 대전 6.3℃
  • 구름조금대구 11.7℃
  • 맑음울산 13.0℃
  • 흐림광주 8.6℃
  • 맑음부산 13.1℃
  • 흐림고창 9.1℃
  • 구름많음제주 14.5℃
  • 구름많음강화 8.7℃
  • 흐림보은 6.7℃
  • 흐림금산 6.7℃
  • 흐림강진군 9.7℃
  • 맑음경주시 13.5℃
  • 맑음거제 12.7℃
기상청 제공

재난 발생시 '민간 물류'가 뛴다… 정부, 한진·CJ 등 4개사 첫 '국가재난관리물류기업' 지정

- 행안부, 26일 지정서 수여식… 물류 대행 넘어선 '재난관리 협력 거버넌스' 구축
- 육해공 운송부터 편의점 유통망까지… 기업별 특화 역량 십분 활용
- KRMS-자체 시스템 연동으로 실시간 자원 현황 공유

 

한대협타임즈 배상미 기자 | 앞으로 대형 재난이 발생하면 한진, CJ대한통운 등 민간 물류기업들이 정부와 손잡고 구호 물품의 긴급 운송과 보관을 전담하게 된다. 단순한 운송 지원을 넘어, 평시부터 재난관리자원을 통합 관리하고 위기 시 즉각 가동되는 민관 협력 '물류 방어선'이 구축되는 셈이다.

 

행정안전부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가재난관리물류기업 지정서 수여식'을 열고 ▲한진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비지에프로지스 등 4개사를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정은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필수적인 자원을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마련된 첫 번째 '민관 협력 거버넌스' 사례다. 정부는 지난 7월부터 공개 공모를 진행해 왔으며,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의 엄격한 심의를 거쳐 스마트물류센터 운영 역량과 전국 단위 네트워크를 갖춘 이들 4개 기업을 파트너로 낙점했다.

 

◇ 기업별 '장기' 살려 재난 대응… 한진, 항만·육상 아우르는 입체 작전 수행

 

이번 지정의 핵심은 각 물류기업이 가진 고유의 강점(장기)을 재난 대응 시나리오에 최적화해 적용했다는 점이다.

 

가장 먼저 한진은 육상 운송은 물론, 항만 하역과 항공 운송을 아우르는 복합 물류 역량을 토대로 해외 의존도가 높은 필수 재난 물자의 '국가 간 긴급 운송'을 주도한다. 인천, 부산 등 주요 항만에 보유한 전용 터미널과 인프라를 활용해 해외에서 들어오는 구호 물품의 통관부터 내륙 운송까지 끊김 없는 공급망을 제공하는 것이 한진의 핵심 임무다. 또한 도서·산간 등 접근이 어려운 격오지에 대한 특수 배송 솔루션도 제공한다.

 

함께 선정된 CJ대한통운은 방대한 허브 터미널과 시범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물류 흐름을 제어하는 컨트롤타워 기능을,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최신 자동화 설비를 통한 대량 물품의 신속 분류 및 출고를 맡는다. 비지에프로지스는 전국 구석구석에 뻗어 있는 편의점(CU) 배송망을 활용해 이재민에게 구호 물품을 직접 전달하는 '라스트마일' 지원에 나선다.

 

◇ 'KRMS' 연동으로 데이터 기반 실시간 대응

 

이번 지정의 핵심은 '시스템의 통합'이다. 선정된 기업들은 자체 보유한 선진 물류관리시스템을 행안부의 '재난관리자원 통합관리시스템(KRMS)'과 연동하게 된다.

 

이를 통해 정부는 재난 물자의 위치와 재고, 운송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되며, 해외 의존도가 높은 필수 재난 물자의 경우 국내 도착 즉시 통관부터 배송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하는 긴급 운송 체계를 갖추게 된다. 또한 이들 기업은 정부 주관의 재난 대응 훈련에 정기적으로 참여해 실제 상황을 가정한 모의 훈련을 소화하며 대응 역량을 점검할 예정이다.

 

◇ "민관 협력의 첫 발… 촘촘한 안전망 구축"

 

이날 수여식에 참석한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번 지정은 긴급한 위기 상황에서 정부의 힘만으로는 부족했던 물류·보급 기능을 민간의 노하우로 보완하는 첫 사례"라며 "민관이 원팀(One-team)이 되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촘촘한 재난 대응 체계를 완성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정된 기업 관계자들 또한 "국가 재난 상황에서 물류가 멈추지 않도록 하는 것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며 적극적인 협력을 다짐했다.

 

재난의 유형이 복잡해지고 규모가 커지는 가운데, 검증된 민간 물류 인프라를 국가 재난 시스템에 '플러그인'하는 이번 시도가 향후 재난 대응의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