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랑의 이커머스, 손잡은 한국과 중국… '윈-윈' 해법될까?

신세계 G마켓-알리익스프레스 전격 협력… 판도 변화 예고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그 중심에는 무서운 속도로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중국발 ‘C커머스’의 존재감이 자리한다. 특히 신세계그룹의 G마켓과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가 합작법인 설립 소식을 알리면서, 이커머스 업계는 예측 불가능한 미래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 알리와 테무 등 중국 C커머스들은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소비자들을 빠르게 흡수하며 기존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했다. ‘싸고 좋으면 된다’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파고든 C커머스의 전략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확산되며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지각변동을 불러왔다.
 
이에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은 C커머스의 공세에 맞서 다양한 대응책을 모색해 왔다. 하지만 최근, 경쟁 관계로 여겨졌던 국내 이커머스와 C커머스가 전격적으로 손을 잡으면서 업계는 또 한 번의 큰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모바일인덱스 자료에 따르면 알리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711만7270명으로, 지난해 8월 대비 6% 이상 증가하며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알리는 최근 ‘K베뉴’ 카테고리를 신설하고 한국 상품군을 대폭 확대하며 국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알리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저가 전략만으로는 마케팅에 한계를 느끼고 국내 소비자들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모색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그 핵심 전략 중 하나가 바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오랜 기간 신뢰를 쌓아온 G마켓과의 협력이라는 것이다. G마켓 역시 최근 오픈마켓 확장과 배송 서비스 강화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져온 G마켓은 알리에게 매력적인 협력 대상이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알리 입장에서는 G마켓과의 협력을 통해 국내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출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동안 알리는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급성장했지만, 품질 논란과 부정적인 후기가 잇따르면서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어왔다.
 
최근에는 일부 유튜버와 인플루언서들의 ‘알리깡’ 콘텐츠가 확산되면서 우스꽝스러운 이미지가 고착화되는 문제점도 안고 있었다. 따라서 G마켓과의 협력은 알리에게 이러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고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또한 알리가 국내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한국 판매자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도 G마켓과의 협력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많은 판매자 네트워크를 보유한 G마켓과의 협력을 통해 알리는 손쉽게 국내 판매자들을 확보하고 상품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실제로 알리의 K베뉴는 공산품과 신선식품을 넘어 생화 꽃다발 등 다양한 영역으로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의 시선은 1세대 오픈마켓인 G마켓의 국내 이커머스 운영 노하우와 알리의 막강한 자본력이 어떤 시너지를 창출할지에 집중되고 있다. 알리의 풍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G마켓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국내 시장에서 쿠팡, 네이버와 함께 ‘3강 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과 함께, 중국 제품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여전한 반감 때문에 기대만큼의 시너지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번 G마켓과 알리의 협력이 양사 모두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다. G마켓은 알리의 자본력을 활용해 국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으며, 알리 역시 G마켓의 브랜드 이미지와 판매자 네트워크를 통해 국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C커머스는 국내 시장을 위협하는 경쟁 상대로 인식되어 왔지만, G마켓과 알리의 합작법인 설립은 이러한 인식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양사의 강점을 결합하여 각자의 시장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창출하고, 향후 다른 분야에서도 추가적인 협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협력이 침체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나아가 한국과 중국 이커머스 업계 모두에게 ‘윈-윈’의 결과를 가져다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