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테무, 지주사 설립·물류 파트너 확대…'K-커머스' 공략 속도 높인다

 

 
중국 이커머스(C커머스) 공룡인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한국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알리는 국내 사업 운영을 위한 지주사를 설립하고 신세계그룹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테무는 물류 파트너를 확대하며 배송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는 최근 한국 사업 운영 주체를 기존의 '알리바바닷컴 싱가포르 e커머스'에서 신설 법인 '알리 코리아 홀딩'으로 변경했다. 이는 신세계그룹과의 합작 법인(JV)인 '그랜드오푸스홀딩' 설립과 관련이 깊다. 그랜드오푸스홀딩은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 그룹의 자회사인 '알리바바인터내셔널'(AIDC)이 각각 50%씩 출자한 합작사로,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와 G마켓을 자회사로 편입해 공동 운영할 예정이다.
 
알리 코리아 홀딩스는 AIDC가 그랜드오푸스홀딩을 관리하기 위해 설립한 중간 지주사 역할을 수행한다. 기존 운영 주체가 아시아 여러 국가의 사업을 총괄하는 상황에서, 한국 사업만을 위한 별도의 관리 조직이 필요했다는 것이 알리 측의 설명이다. 이는 한국 시장 확대에 대한 알리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향후 알리 코리아 홀딩스는 공동 운영 파트너인 신세계그룹과 그랜드오푸스홀딩의 사업 방향을 논의하는 핵심 주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재 알리가 운영 중인 한국 오픈마켓 'K-베뉴'는 물론, 국내 물류센터 설립과 같은 투자 계획 등을 총괄하며 한국 사업 확장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후발 주자인 테무 역시 한국 시장 확장을 위한 물류 기반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4일 개정된 테무의 개인정보처리방침에 따르면, 테무가 고객 개인정보를 위탁하는 물류 협력사는 총 11개사로 이전 대비 3개사가 늘었다. 이는 한국 내 사업 물량 증가에 대비하고, 더욱 빠르고 안정적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흥미로운 점은 테무의 물류 파트너사 대부분이 중국계 기업이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이다국제물류한국 △통다글로벌로지스틱스 △시바로지스 △4PX디지털파슬익스프레스 △상하이유칸정보기술(Shanghai Yucan IT) 등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시바로지스는 테무의 국내 물류 거점으로 알려진 김포 한강신도시 물류센터 계약 주체이며, 4PX는 중국 선전에 본사를 둔 크로스보더 전문 물류 기업이다. 상하이유칸의 경우 중국 내 5개 자회사까지 모두 파트너사로 등록하며, 테무의 중국 내 물류 네트워크를 엿볼 수 있게 한다.
 
이러한 알리와 테무의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되면서 C커머스 기업들이 미국 시장의 대안으로 한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지리적으로 중국과 가깝고, 전자상거래 시장이 발달되어 있어 C커머스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C커머스 기업들은 트럼프 행정부 2기 임기 동안 미국 시장 진출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이커머스 침투율이 높은 한국 시장에 더욱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알리의 지주사 설립과 신세계그룹과의 협력 강화, 그리고 테무의 물류 파트너 확대는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C커머스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막강한 자금력과 공격적인 전략을 앞세운 이들의 행보에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긴장감을 늦추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