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테무가 국내에 초대형 물류센터를 확보하며, '초저가 공습'에 이어 '배송 혁신'까지 예고했다. 이는 중국산 초저가 상품에 압도적인 배송 경쟁력까지 더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겠다는 테무의 야심찬 전략으로 풀이된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테무는 중국계 물류 대행사를 통해 최근 경기도 김포한강신도시에 위치한 연면적 약 16만5000㎡(축구장 23개 크기)의 대형 물류센터의 장기 임차 계약을 체결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10층까지, 상·저온 복합 설비를 갖춘 이 거대한 물류센터는 인천국제공항, 김포국제공항, 인천항 등 주요 물류 거점과 인접해 있어 뛰어난 입지 조건을 자랑한다.
특히, 이번 물류센터 운영은 롯데그룹 물류 계열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맡게 되면서, 테무는 국내 물류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빠르고 안정적인 배송 시스템을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중국계 이커머스 플랫폼이 국내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확보한 첫 사례로, 테무의 한국 시장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테무는 물류센터 내에 한국 사업을 총괄 관리할 사무실을 두는 방안까지 검토하며, 국내 시장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는 지난달 국내 오픈마켓 사업을 위한 판매자 모집 발표에 이은 또 다른 공격적인 행보로, 테무가 한국 시장을 단순한 판매처가 아닌 핵심 전략 거점으로 삼고 있음을 시사한다.
테무의 김포 물류센터는 중국산 초저가 직구 상품의 배송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는 '한국 시장 공략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내 수요가 높은 상품을 미리 물류센터에 보관하여 1~2일 내 배송이 가능해지면, 국내 소비자들은 테무의 초저가 상품을 더욱 빠르고 편리하게 받아볼 수 있게 된다.
테무가 이처럼 한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배경에는 미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보스턴에 본사를 둔 테무는 미국 시장을 주력으로 삼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과 그에 따른 무역 환경 변화를 고려하여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이에 세계 5위 규모의 온라인 쇼핑 시장인 한국을 새로운 전략적 요충지로 선택한 것이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테무가 한국어 판매 사이트를 개설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아 물류센터까지 확보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행보"라며, "테무의 막강한 자본력과 공격적인 전략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