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약 200조 원을 훨씬 웃도는 규모의 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 현재 세계 굴지의 글로벌 기업들과 우리 K기업들 간에 시장을 점유하기 위한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이커머스는 인터넷을 통해 상품이나 서비스를 사고파는 모든 전자상거래를 뜻한다. ‘온라인쇼핑몰’을 예로 들 수 있다.
1990년대 초반 월드 와이드 웹의 등장과 함께 시작된 이커머스 시장은 초고속인터넷과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면서 급성장됐다. IT 강국인 대한민국이 이커머스 시장 격전지로 집중 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은 오프라인, 홈쇼핑, 카테고리를 기반으로 출발한 기업들도 많지만, 애초부터 온라인으로 시작한 쿠팡, 티몬, 11번가, G마켓 등 이른바 K이커머스의 상위권 기업들은 편리성과 다양한 선택지, 저렴한 가격 등 이커머스가 지닌 장점들을 극대화하는 다양한 플랫폼과 서비스 특장점을 내세워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여왔다. 막대한 출혈까지 감수하면서까지 말이다.
특히, 이커머스의 가장 단점으로 여겨지던 ‘배송’문제에 있어 ‘로켓배송’이라는 무기를 장착한 쿠팡은 중소상공인 풀필먼트 서비스인 로켓그로스 같은 셀러(판매자)들을 위한 웹사이트를 신설하는 등 현재 독보적인 K이커머스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국내 기업들의 입지가 빠르게 좁아지고 있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른바 ‘해외직구’다양한 생필품과 전자제품 등을 초저가로 구매할 수 있다는 홍보전략으로 국내시장에 뛰어든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들이 순식간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세계 최대 이커머스 기업인 아마존은 물론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자회사인 알리익스프레스, 태무 같은 대표 C이커머스 기업들의 국내시장 성장률은 2024년 현재 2~3위를 다투고 있다.
더욱이 지난 4월 어린이용품과 화장품 등에서 중금속과 타르 등 기준치의 무려 269배가 넘는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바 있는 알리와 태무와 같은 중국 이커머스의 이용자 수가 약 40% 급감하는 등 위기를 겪었지만, 채 2달도 지나지 않아 오히려 이용자 수가 다시 늘어났다. 대규모 할인행사라는 막대한 자금력을 투입해 국내 소비자들의 이탈을 막아낸 것이다.
또한, 알리와 테무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하는 ‘자율제품 안전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지며 한국 진출의 적극적인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이에 더해 알리는 대형마트의 본업 경쟁력이라 할 수 있는 신선식품을 판매하기 위한 투자 계획을 밝히며 본격적인 사업확장에 돌입했다.
여기에 최근 큐텐의 자회사인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 지연 문제가 확산되면서 셀러들의 이탈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외 이커머스 기업들의 셀러 유치경쟁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 상품 전용 판매 채널인 ‘K-베뉴’입점 수수료 면제를 9월까지 연장 적용하기로 한 알리익스프레스의 결정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이 밖에도 해외직구 급증과 관련 물품의 안전성 검사 인력 부족과 이로 인한 배송지연 등을 해소할 목적으로 전자상거래 통관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른 정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이 결과에 따라 중국 직구 상품의 배송이 빨라져 결국 C이커머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높이게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K이커머스의 운명은?” 위태롭다는 예측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커머스 시장의 앞으로의 방향은 다양한 물품을 더욱 저렴하게, 안전하게,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통해 받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품질’을 빼놓을 수 없다. 최저가 구매에 대한 소비심리는 한시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 여러 전문가의 의견이다.
이제는 전 세계 미래 유통망으로 확고히 자리 잡은 이커머스 시장, 그 안에서 파생되는 경제 효과는 아직은 정확히 가늠하기 힘들다.
약 30여 년의 걸쳐 형성된 이커머스 유통시장의 특성(거래형식, 시스템, 서비스 등)은 소비자 욕구에 따라 그 변화가 크고, 아직 개척되지 않은 시장과 분야가 많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한대협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