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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주행 끝, 상업운송 시작"…자율주행 트럭, 한진 택배망 타차고 첫 돈번다

군산~전주~대전 메가허브 118km 구간 주 3회 정기 운행
라이드플럭스·타타대우 25톤 '맥쎈' 투입…국토부 유상 허가 획득
CJ·롯데·쿠팡도 간선 실증 박차…기술 검증서 '노선·계약 확보전' 전환

 

한대협타임즈 배상미 기자 | 자율주행 화물차가 국내 최초로 실제 택배 상자를 적재하고 돈을 받는 상업 운송에 본격 착수했다. 그동안 기술 수준과 시험 주행 거리를 다투던 국내 자율주행 물류 시장이 실제 정기 물량과 노선 수주를 다투는 '사업화 단계'로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화물+실제 운임’…기술 실증에서 상업화 문턱 넘었다

 

물류기업 한진과 자율주행 기술기업 라이드플럭스는 전북 군산 특송화물 통관장에서 출발해 전주택배터미널을 거쳐 대전 메가허브로 이어지는 편도 118km 구간에서 자율주행 대형트럭을 주 3회 정기 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노선에는 타타대우모빌리티의 25톤급 대형 트럭 '맥쎈(MAXEN)'이 투입된다. 라이드플럭스가 개발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가 탑재되었으며, 현행법에 따라 돌발 상황에 대응할 전문 안전요원이 운전석에 탑승한다.

 

이번 운행의 핵심 상징성은 단순 도로 주행을 넘어 자율주행자동차법에 따른 국토교통부의 유상 화물운송 허가를 받고 ‘영업 수단’으로 공식 전환됐다는 점이다. 자율주행 기술기업이 자체적으로 차량을 시험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기존 대형 물류기업의 실물 배송망과 물량을 기반으로 돈을 버는 기업간거래(B2B) 모델이 완성된 첫 사례다.

 

운행 구조는 군산항으로 들어온 해외 직구 등 특송화물을 전주터미널을 거쳐 대전 메가허브까지 이동시키고, 대전에서 전국 지역 터미널로 재분류·배송하는 형태다. 라이드플럭스는 차량 운행 및 자율주행 시스템을, 한진은 실제 택배 물량과 터미널 인프라, 간선 노선을 제공한다.

 

왜 '라스트마일' 아닌 '간선운송(Middle-Mile)'인가

 

국내 자율주행 상업 운송이 소비자 집 앞까지 가야 하는 라스트마일(최종 배송)이 아닌 항만과 허브 터미널을 잇는 간선운송에서 먼저 터진 이유는 명확하다.

 

정형화된 운행 환경: 출발지와 도착지, 고속도로 중심의 운행 경로가 고정되어 있어 자율주행 알고리즘이 대응해야 할 변수가 정밀하게 제어된다.

 

데이터 축적의 용이성: 동일 구간을 반복 주행하므로 도로 구조, 교통 흐름, 위험 구간 데이터를 집중적으로 학습·고도화할 수 있다.

 

라스트마일 대비 낮은 복잡도: 골목길, 불법 주정차, 보행자, 이륜차 등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많은 주택가 도로에 비해 기술 적용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이번 사업은 전북도, 산업통상자원부의 '새만금 자율운송 상용차 실증지원 인프라 조성사업(총사업비 378억 원)' 및 자동차융합기술원, LX공간정보연구원, 한국통합물류협회 등 유관 기관의 민·관·학 협력 네트워크를 통해 결실을 맺었다.

 

CJ·롯데·쿠팡까지…물류 빅3 '노선·인프라 경쟁' 격화

 

한진이 첫 유상 운송 타이틀을 거머쥐면서 경쟁 물류사들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물류 빅3와 쿠팡 등 주요 사업자들은 기술 스타트업과 손잡고 간선 노선 선점을 위한 실증을 가속화하고 있다.

 

CJ대한통운: 자율주행 스타트업 '마스오토'와 협업해 인천 장치장센터~옥천허브터미널 간 218km 구간에서 11톤 자율주행 트럭을 주 6회 운행하며 고속도로 구간 자율주행 실증을 마쳤다. 앞서 안산~곤지암(60km), 군포~대전(258km) 등 장거리 간선 실증을 꾸준히 확충해 왔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역시 마스오토와 1·2차 실증을 마치고 자율주행 화물차 전용 환승 거점(Hub) 구축 및 레벨 4급 B2B 상용화를 본격 추진 중이다.

 

쿠팡 및 지자체 연계: 대구시 등 지자체와 협력해 쿠팡 물류센터~동대구 허브를 잇는 25톤 자율주행 트럭 및 주요 서브터미널 순환 노선 실증이 추진되는 등 적용 범위가 물류 현장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기술 업체들의 영토 확장도 매섭다. 마스오토는 수도권·천안·아산과 부산항을 잇는 트레일러 기반 유상 운송 개시를 앞두고 있으며, 라이드플럭스 또한 한진과의 성공 사례를 발판 삼아 충북, 강릉, 제주 등으로 유상 운송 거점을 늘려갈 방침이다.

 

완전 무인화까지 남은 과제…‘안전요원 제거’가 핵심 분수령

 

물류 업계에서는 이번 한진의 상업 운송 개시를 계기로, 기술 주행력뿐만 아니라 ‘정시 도착율·관제 시스템·보험 및 사고 대응 체계’ 등 실제 물류 운영 역량이 자율주행 기업의 새로운 평가 기준이 될 것으로 본다.

 

다만 진정한 의미의 물류 혁신과 인건비 절감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남아있다. 현행 제도상 운전석에 안전요원이 반드시 탑승해야 하므로 단기적인 비용 절감 효과는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향후 ▲운전석 비우기를 위한 원격 제어 및 원격 운용 시스템 구축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 명확화 ▲자율주행 전용 전용 보험 상품 정비 ▲차량 안전 기준 법제화 등이 완비되어야 완전 무인(Level 4 이상) 화물운송으로 진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